며칠 전 엄마 생일을 맞아 청주 여기정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소기기 구이 오마카세로도 유명하고 상견례 등의 자리로도 예약이 바쁜 곳이기도 합니다.
조카가 전에 방문하여 소고기 코스를 먹었는데 맘에 들었다 하며 그곳 한정식도 하는데 괜찮을 것 같다 하더군요.
코스와 가격은 3가지로 나뉘더라고요.
여 7만 원
기 5만 원
정 3만 8천 원
부가세 10%는 별도입니다.
저희는 기 코스로 정하였으며 부가세까지 포함 1인당 55,000원의 코스로 6명 예약을 해 놓았습니다.
여기정 입구 사진입니다.
보통 가족모임, 상견례 등으로 예약이 바쁜곳여서 인지 들어가는 입구부터 스태프분들이 너무 친절하시고 저희 서빙해 주신 여성 분께서도 엄청 친절하셔서 기분이 좋았었습니다.
애피타이저로 표고버섯과 당근이 들어간 죽 그리고 동치미가 나왔습니다.
솔직한 맛 평가를 하자면 아래와 같았습니다.
죽- 맛은 나쁘지 않으나 간도 세고 식감이 다 따로 노는 듯한 죽
애피타이저로 먹긴 간이 조금 강한 느낌이 있었어요.
그리고 죽 안의 쌀은 충분히 푹 퍼진 것에 비해 표고와 당근은 푹 익지 않은 상태 특히 당근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기본 죽을 만들어 놓고 바로 야채를 살짝 볶아 섞는 듯했습니다.
식감이 계속 입속에서 따로 어우러 지지 못하는 맛이었습니다.
동치미- 매콤 새콤하지만 달지 않고 뒷맛이 깔끔해 좋았습니다.
죽이 간이 강한데 웬 초장과 간장이 나오나 했는데 나중에 회가 나오더군요.
회- 아래 사진은 2인분이며 연어, 참치, 광어가 여자 손가락 마디 한마디 조금 넘는 사이즈로 한명당 한 점씩 나왔습니다.
신선도는 아무래도 횟집이 아니니 떨어졌고요.
더구나 밖에 나와 준비 한지가 좀 된 건지... 좀 찬기가 살짝 가신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횟집도 아니고 겨우 각 한점식 총 3점 먹는데 신선도를 논하기엔 부끄러워서 그냥 패스!
그리고 무엇보다 부끄한 것이 회의 양에 비해 너무 과한 데코... 아무래도 기분만 내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하하하.
이때쯤이었을 거예요. 저희가 5시에 예약하고 간 것인데 아무래도 우리 테이블이 빨리 빠져 주어야 테이블 회전을 한번 더 시키기 좋아서 인지... 음식을 빨리내어 오고 빨리 내가고 약간 재촉하는 느낌을 주더군요.
그래서 음식을 좀 천천히 나오게 해 달라 부탁을 드렸습니다.
일찍 예약을 하실 경우 테이블 회전을 위해 음식이 빨리 나오고 빨리 치우는 경향이 있으니 알고 계셔야 할 듯합니다.
홍어회
홍어회는 새콤달콤은 하나 달지 않고 간이 적당하여 좋았습니다.
키위드레싱 양상추 샐러드
양상추와 채 썬 비트 그리고 키위드레싱이 어우러진 샐러드.
키위드레싱은 우리가 아는 그 키위드레싱 맞습니다.
별다를 것 없는 그냥 우리가 아는 그 맛의 샐러드였어요.
가지 튀김
간이 강하지 않은 간장 소스와 가지의 달콤함과 바삭 부드러움이 잘 어우러진 가지 튀김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맛은 아닌 우리가 상상 가능한 그런 가지 튀김이라 보시면 됩니다.
잡채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깔끔한 맛의 잡채였습니다.
별 특색이 있던 건 아니지만 맛은 있었어요.
새우구이
(참고로 맨 왼쪽 새우는 저희 어머니가 사진 찍기 전에 가져가셔서 좀 흐트러진 것입니다)
한 명당 한 마리씩 나온 새우입니다.
위의 소스는 레몬을 넣은 듯 살짝 새콤한 그리고 단맛이 나는 에그 타르트 속 같은 맛과 식감의 그런 탑핑을 올려 구운 새우였습니다.
솔직히 새우와 어울리는 탑핑은 아니었습니다.
왠지 새우와 탑핑의 맛이 각기 따로 노는듯한 맛이었으며 아까워 두 개만 먹고 (그나마 하나는 위에 것 긁어내고 먹었습니다) 나머지는 그냥 내 보냈습니다.
늙은 호박전
아랫지방에서는 자주 해 먹는 늙은 호박전입니다.
윗 지방 분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으나 새로운 맛 경험이 될 수 있는 맛입니다.
고소하고 달콤한 그리고 늙은 호박맛이 풍미를 주는 그런 전입니다.
상추 샐러드
우리가 아는 새콤, 달콤한 간장 소스에 꽃상추가 곁들여 나온 상추 샐러드입니다.
뭐 딱히 설명드릴 필요는 없는 맛이었어요.
해물 볶음
대왕 오징어를 얇게 슬라이스를 하여 칼집을 살짝 넣은 것과 주꾸미를 넣은 해물볶음이었습니다.
일인당 조그마한 사이즈의 쭈꾸미 하나, 대왕 오징어 몸통 얇게 글라스 된 건 한 개 기준으로 요리되어 나옵니다.
소스의 맛은 팔보채와 덜단 떡볶이 소스의 중간맛이 났습니다.
대왕 오징어 슬라이스는 식감이 좋았어요.
하지만 주꾸미는 거의 생것이 나왔어요...ㅜㅜ
질겨질까 봐 너무 신경을 쓰셨나 봐요.
주꾸미 회 먹는 줄 알았어요.ㅜㅜ.
먹다 가족들 먼저 먹어본 3명의 사람들이 주꾸미가 너무 덜 익었다 뱉어 냈으며 나머지는 그냥 접시채로 남겼습니다.
육전
엄마를 챙기느라 남편보고 찍어 달라 부탁했는데...
사진이 좀 많이 슬픕니다.
이해 부탁드려요.
보통 1인당 하나씩 나오는 육전인데 한두 개 더 주시듯 해요.
이 부분은 감사합니다만...
보통 육전은 생고기를 사용하는데 이곳은 미리 삶아 놓은 소고기 편육을 얇게 썰어 계란을 씌운 듯합니다.
더구나 계란물 묻히기 전에 밀가루 등을 한번 뛰어 주어야 계란과 육전이 접착력이 생겨 따로 놀지 않는데 그냥 바로 계란을 입힌 듯 고기와 계란물이 따로 뭉치고 모양이 난리가 났네요. 하하하.
석갈비
드디어 거의 메인이라 볼 수 있는 석갈비가 나왔습니다.
아래 사진은 엄마, 저, 남편 3명 기준으로 나온 석갈비지만 메인이라 보기 민망할 정도의 양이었습니다.
고기를 석쇠에 구워 고기를 잘게 썰고 야채를 함께 볶아 나온 찹스테이크 스타일로 나온 음식 이었습니다.
양이 전체적으로 너무 적은 데다가 고기의 양도 엄청 적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6명 모두 한두 점 넣었다가 너무 질겨서 먹지를 못하고 다 뱉어 냈습니다.
사진은 함께 올릴까 하다 더러움 주의가 생길 듯하여 올리지 않겠습니다.
그렇다 보니 석갈비는 그대로 남았습니다.
질김이 너무 심해서 직원분께 물어보니 갈빗살 부위를 써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 갈빗살의 아래에 달려 있는 심줄 같은 막이 있는데 그 부분을 전혀 손질 항하고 그냥 썰어 구었구나 싶더군요.
동네 흔한 고깃집에서도 갈빗살 나올 때는 그 부분이 엄청 질기기 때문에 제거를 하고 나온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더구나 찹스테이크 스타일로 나올 음식이었는데도 갈빗살을 사용하다니... 그것도 막도 전혀 제거 안 한... 살다 살다 식당에서 찹스테이크 요리로 갈빗살로 쓴다는 말은 첨 들었으며 주방에 일하시는 전문 요리사 분이 따로 있으시긴 한 것인지 의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전문 요리사가 계시다면 찹스테이크 식으로 요리 시 써도 될 고기의 부위와 쓰면 안 되는 부위 그리고 갈빗살을 쓸 경우 어떤 요리에 쓰던지 질긴 막 부분을 손질해서 써야 한다는 상식은 집에서 취미로 요리하시는 일반 분들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상식이기 때문이죠.
이쯤 되니 예약을 직접 했던 장조카가 딱히 맛있는 음식이 있던 것도 아니고 석갈비에서 이런 상황마저 터져 버리니 민망해하더군요.
그래서 조카가 추가 요금을 내도 상관없으니 석갈비 다 내가고 다시 다른 부위로 부탁을 했더군요.
(나중에 계산을 했는데 사장님께서 죄송하다고 따로 추가는 계산 안하셨다며 33만원만 받으셨습니다)
그래서 다시 나온 석갈비입니다.
길이 13~15센티 정도의 무쇠 접시에 나온 고기이며 이것도 살짝 질기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야채 사이즈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것도 고기양이... 하하하.
밥과 된장찌개
밥은 돌솥은 아니고 그냥 양은 솥밥이에요.
오기 전에 다른 분 블로그에서 보았는데 은행, 표고벗섯, 등 여러 가지 탑핑이 올려 있던데 그냥 병아리콩 몇 개 올려진 솥밥이었습니다.
된장찌개는 그냥 맛있지도 안은 맛없지도 않은 그냥 조개 다시다 맛이 많이 나는 그런 된장찌개였어요.
그래도 감사했던 건 조카가 예약 시 할머니 생신 때문에 예약을 한다고 말했었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미역국과 함께 엄마상은 이렇게 따로 신경 써 주셨어요.
결론
솔직히 전문 요리사 분이 따로 있긴 한 건지... 그냥 주방이모들의 손을 빌려 만들어 내는 음식인지... 구분이 어려운 음식 수준의 음식었습니다.
코스에 포함된 음식 종류, 음식의 퀄리티 그리고 양의 상태를 보았을 때는 청주나 지방 기준으로는 많이 비싸야 12,000원 정도의 한정식 음식 수준밖에는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나머지는 액수는 서비스와 분위기 값으로 잡은 가격인 듯합니다.
하나하나 사진을 찍어서 종류가 많아 보이는 것이지 음식 종류와 수준은 일반 고깃집 사이드 디쉬로 나오는 수준에 겨우 미치는 정도였습니다.
코스의 요리라고 하기엔 요리라고 볼수 있는 음식이 솔직히 하나도 없습니다.
(고깃집은 고기라도 제대로 나오지요... 이건 좀...)
음식은 별로 이지만 룸으로 따로 독립된 공간으로 되어 있으며 , 인테리어도 깔끔하며, 직원분들이 친절해서 상견례 장소로 쓰이기에는 적합하긴 합니다.
다만 한정식으로 시킬 시에는 음식은 기대를 안 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친절한 서비스와 분위기도 중요 하지만 음식점은 음식을 파는 곳입니다.
음식점은 서비스를 메인으로 파는 곳이 아니고 음식을 메인으로 파는 곳 입니다.
그러므로 서비스 보다는 음식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종류와 장식만 신경 쓰지 말고 하나를 내놓더라도 제대로 된 음식을 내놓 았으면 좋겠다 싶은 아쉬움과 속상함이 많이 남는 식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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